현재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라이징 스타 중 한명인 알자스의 유라(YURA). 2020년 선보인 그의 첫 빈티지는 출시와 동시에 수많은 와인 애호가 및 소믈리에들의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온라인에서도 연일 품절인 그의 와인을 두고 사람들은 끝없는 찬사를 쏟아냈죠. 유라 와이너리의 오너이자 와인메이커인 진타로 유라는 도쿄 출신으로, 어린시절 프렌치 레스토랑을 운영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일찍부터 다양한 프랑스 와인을 접했습니다. 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아버지의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일을 시작했는데, 특히 포도 재배와 양조에 큰 흥미를 느끼고 와인 학교에서 본격적으로 양조와 미생물학을 공부했습니다. 이후 뉴질랜드, 프랑스 부르고뉴, 일본의 야마나시 등 세계 각지의 주요 와이너리에서 경력을 쌓고 2012년부터 알자스에 정착해 살기 시작했습니다. 진타로 유라는 알자스의 유명 생산자인 도멘 조스메이어(Domaine Josmeyer)와 도멘 허스트(Domaine Hurst), 도멘 그로스(Domaine Gross)에서 일했고, 2020년부터 마침내 자신의 와인을 직접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와이너리는 알자스의 작은 와인 마을, 콜마르의 북서쪽에 위치한 잉거스하임(Ingersheim)에 있습니다. 이 지역은 와인에 섬세한 산도와 미네랄리티를 부여하는 석회질(Limestone) 토양을 중심으로 점토, 석회, 이회토가 섞인 복합적인 테루아를 지닌 곳입니다. 유라의 와인은 순수하고 섬세하며, 절제미가 있으면서 균형 잡힌 감칠맛이 특징입니다. 그는 친환경 바이오다이나믹 농법으로 포도를 재배하며, 각각의 밭에서 나온 포도를 개별 양조하여 정교하게 숙성하고 블렌딩합니다. 또한 알자스에서는 드물게 새 오크통을 양조에 활용하는 과감한 탐구 정신을 가진 생산자입니다.
‘벌과 나비’, ‘침묵과 울림’, ‘부분과 전체’ 등 시적인 이름을 지닌 유라의 와인들은 포도 본연의 캐릭터를 매우 자연스럽고 유려하게, 지금까지 없던 도전적이고 풍부한 방식으로 표현해냅니다.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이미 전 세계에 수많은 팬덤을 지닌 와인메이커인 진타로 유라를 그의 첫 한국 방문과 와인 출시를 기념해 냅킨 에디터가 직접 만나고 왔습니다.
도쿄에 아버지가 운영하는 꽤 큰 규모의 프렌치 레스토랑이 있었어요. 덕분에 저는 어린시절부터 유럽의 다양하고 좋은 와인들을 많이 접할 수 있었고, 아버지가 프랑스로 출장을 다녀오시는 일도 자주 있는 편이었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아버지의 레스토랑에서 소믈리에로 일하며 사회 생활을 시작했어요. 소믈리에로 일하면서 와인 양조에 대해 깊은 흥미를 가지게 되었는데, 그후 와인 전문 학교에 들어가 양조와 포도 재배에 대해 본격적으로 공부를 했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일하면서 일찍이 부르고뉴 와인이라든가 세계 각지의 와인들을 폭넓게 경험했던 것이 지금의 저에게 ‘와인을 보는 힘’을 길러주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본격적으로 와인을 공부하게 되면서 세계 곳곳의 와이너리에서 수련을 했습니다만 원래는 프랑스 부르고뉴를 가장 좋아했어요. 하지만 막상 부르고뉴에 가보니 이미 많은 일본인들이 현지 와인 업계에 정착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반면 알자스는 그 당시만 해도 일본인이 단 한 명도 없는 와인 생산지였죠. 이미 많은 것이 갖추어진 부르고뉴에 가서 일본어로 소통하며 공부를 하기보다는, 독특한 문화와 와인의 역사가 있는 알자스 지역에 더욱 흥미를 느끼고 매료되어 그곳에 정착하는 것을 선택했습니다.
아마도 알자스 포도 품종의 매력이자 동시에 굉장히 어려운 지점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알자스에서 재배되는 모든 포도 품종은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니고 있어서 마치 커다란 과일 바구니처럼 다양성과 풍부함을 지니고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포도가 지닌 특징이나 스페셜리티를 나타내기가 힘든 산지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알자스의 다양한 품종 중에서도 피노 블랑과 리슬링, 피노 누아 이 3가지 포도에 주목하고 있어요. 이 포도들을 가지고 저만의 특별한 와인을 만들고자 합니다.
아버지의 레스토랑에서 일하던 시절, 글라스 와인으로 피노 블랑을 자주 준비하곤 했습니다. 여러가지 메뉴와의 궁합이 좋아서 전채부터 메인 요리까지 두루 잘 어울리는 와인이었지요. 피노 블랑은 독특한 개성이 있는 품종은 아니지만 마시면서 질리지 않고, 그러면서도 요리를 돋보이게 하는 그림자 같은 역할을 하는 포도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비록 마이너한 품종이지만 제가 알자스에 가면 꼭 와인으로 만들어야겠다고 다짐을 했죠.
알자스는 전통적으로 화이트가 유명한 지역이지만 저는 현재 화이트와 레드, 양쪽 모두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그 이유는 피노 블랑, 리슬링, 피노 누아의 숙성 타이밍이 각기 다르기 때문입니다. 가장 먼저 피노 블랑의 수확이 시작되고 그 작업이 끝날 무렵 피노 누아가 숙성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피노 누아 수확이 마무리될 때쯤 리슬링의 수확이 시작되고요. 이렇게 총 3단계에 걸쳐 포도를 수확하다 보니, 저 역시 각 포도와 양조에 매번 다른 마음가짐으로 집중하게 됩니다. 그래서 저의 3가지 와인 중 어느 것에 가장 힘을 쏟고 있냐고 한다면 그 답은, 전부네요.(웃음)
네, 알자스 지역에서 와인을 양조할 때 새 오크를 쓰는 일은 기본적으로 거의 없는 편이에요. 피노 누아로 와인을 만들 때 새 오크를 활용하는 생산자는 꽤 있습니다만, 알자스에서 와인을 만들 때는 과실미라든가 깨끗하고 순수한 풍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오크가 지닌 풍미를 와인에 추가하는 일이 많지는 않습니다. 피노 블랑은 샤르도네와 비슷한 성격을 지닌 품종이라 오크와의 궁합이 좋아 와인에 오크를 쓰는 일이 까다롭지는 않아요. 다만 리슬링에 새 오크를 쓰는 일은 알자스 사람들에게는 전통적으로 NG라는 이미지가 있어요. 리슬링에 새 오크를 쓰는 건 모두가 안된다고들 이야기를 하는데, 실제로 새 오크로 숙성한 알자스 리슬링을 먹어본 적이 있냐고 물어보면 다들 없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내가 한번 써보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직접 양조를 해본 것이 제 와인에 새 오크를 활용하게 된 계기가 되었어요.
만약 양조 과정에서 새 오크를 100% 쓰게 된다면, 리슬링 품종이 지닌 본래의 아로마틱한 매력을 가리게 되므로 결과적으로 흥미로움이 떨어지는 와인이 되겠죠. 하지만 새 오크를 다른 오크들과 섞어서 정교하게 활용하면 와인에 두께감과 입체감이 나타나게 됩니다. 저는 와인을 양조할 때 스테인리스 탱크, 오크통, 세라믹 3가지를 함께 사용하는데요, 제 와인에서 포도 특유의 독창적인 향이 발산되는 것은 스테인리스 탱크 단계예요. 이를 바탕으로 하여 오크 숙성을 추가로 진행하면 와인에 아로마가 입체감 있게 차오르게 됩니다. 숙성을 통해 와인의 풍미가 디자인되고, 그 결과 1병의 와인에서 2가지, 3가지가 넘는 얼굴을 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네, 맞습니다.
쉬르 리의 경우 알자스에서도 꽤 일반적인 숙성 방식입니다만, 바토나주처럼 앙금을 휘젓는 일은 장점과 단점이 동시에 존재합니다. 오크통 속 효모 앙금을 저어주면 와인의 과실감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앙금의 향이 강해지는 만큼 감칠맛은 늘어나지만, 신선한 과실미를 잃어버리게 되는 거죠. 알자스 와인 특유의 쥬이시한 과실미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산자라면 숙성 과정에서 앙금을 섞어주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반면 저는 때에 따라서 바토나주 등의 앙금 숙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 기준은 포도밭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빈티지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2022년이나 2023년처럼 따뜻한 기후였던 해에는 앙금 숙성을 하면 포도가 가진 본연의 풍미가 줄어들기 때문에 진행하지 않지만, 2021년이라든가 2024년처럼 날씨가 추웠던 해에는 산도와의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바토나주를 활용하는 경우가 있어요.
피노 누아는 저에게도 무척 어려운 품종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포도 품종이기도 하고, 결국 어떤 와인이든 '부르고뉴의 어느 와인과 닮았다'라는 식으로 언제나 부르고뉴와 비교 대상이 되곤 하니까요. 그런 점에서 아무래도 긴장감을 갖고 와인을 만들게 되는 품종이네요. 피노 누아 와인을 만들 때는 언젠가 부르고뉴처럼 세계 최고의 생산지가 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게 됩니다.
부르고뉴와 비교하면 알자스는 피노 누아뿐 아니라 매우 다양한 종류의 포도를 재배하는 지역이에요. 그리고 포도를 충분히 익힌 다음 수확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와인의 알코올 도수도 조금 더 높습니다. 알자스에는 포도가 끝까지 숙성되기를 기다렸다가 수확하는 생산자가 많은데, 저는 와인의 섬세한 풍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서 비교적 빠른 타이밍에 숙성과 수확을 끝내는 편입니다. 지금은 제 포도밭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언젠가 피노 누아가 지닌 숙성감과 섬세함 사이에서 제가 생각하는 최고의 밸런스를 지닌 와인을 만들어보고 싶네요.
총 25개국 정도 됩니다. 미국과 영국, 유럽의 여러 나라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 홍콩을 들 수 있겠네요.
네, 한국은 처음이네요.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2024년 피노 블랑은 오크통과 스테인리스 탱크에서 숙성해 신선함과 깊이감의 밸런스가 좋은 와인입니다. 2024년 리슬링은 단맛을 남기지 않고 드라이하게 양조했습니다만 풍미가 단조롭지 않도록 효모 앙금에서 오는 풍미와 감칠맛을 녹여 넣어 산미와 부드러움의 조화를 살린 와인입니다. 과실감도 풍부한 편이라서 베르가못이나 복숭아 향 등이 잘 느껴집니다.
2024 피노 누아는 포도를 송이째 발효하는 방법을 써서 약간의 야성미와 화려함이 있습니다. 복합미가 느껴지면서도 입안에서 부드럽게 넘어가는 스타일의 와인입니다.
라베이 에 르 파피용, 저의 시그니처 피노 블랑 와인은 3~4월에 출하하기 시작합니다. 그때쯤 나오는 채소인 아스파라거스와 꼭 한번 같이 드셔보세요. 피노 블랑은 봄의 채소와 특히 궁합이 좋아요. 아스파라거스는 물론이고 봄 채소 튀김이라든가 봄에 나오는 제철 생선과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리슬링은 꽤 확실하고 강한 개성을 가진 품종이라서 갑각류가 잘 맞을 거 같아요. 프랑스 요리라면 랍스터가 떠오르는데, 랍스터에 묵직한 비스크 소스를 곁들인 요리라면 샤르도네가 좀 더 어울리겠지만 소스가 거의 없고 소금과 후추로만 간을 한 심플한 요리라면 아마 리슬링이 잘 어울릴 거예요.
피노 누아는 좀더 야성미를 살려서 양조하고 있으므로, 소고기 타르타르라든가 날것의 느낌이 있는 음식이라면 좋을 거 같아요. 철분감이 있으면서 옅은 산미와 단맛이 있는 음식과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사슴고기라든가 소고기를 추천하고 싶네요. 하지만 지금 제가 말씀드리는 내용은 꼭 이렇게 먹어야 한다는 것이 아니니, 어디까지나 힌트로서 참고해주세요!
정말 맛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저는 스파이시한 요리를 꽤 좋아하는 편이에요. 일본에도 한국 스타일의 야키니쿠 가게가 많이 있는데, 그곳에서 음식을 먹었을 때는 아무래도 단맛이 강하다거나 짭짤하다고 느낀 일이 많아서 한식은 강렬한 음식이라는 인상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 한국에 처음 와서 음식을 먹어봤더니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식재료의 풍미를 잘 살린 딱 좋은 정도의 매운맛에, 한 접시 한 접시 섬세하게 맛을 낸 음식이 많았습니다. 그러한 점에서 대단히 인상적이었어요.
이번에 처음 한국에 왔는데요, 맛있는 식당이 많아서 정말 기뻤습니다.(웃음) 제 와인도 지난 주(2월 1째주) 막 출시가 되어 이렇게 한국에 처음 소개하게 되었어요. 조금이라도 더 많은 분들께 와인이 알려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